2차 드래프트와 샐러리캡의 관계: 안치홍 사태로 드러난 KBO 제도의 허점

2025 KBO 2차 드래프트는 선수들의 이동보다 **샐러리캡(Salary Cap)**이라는 제도가 리그 운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극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샐러리캡 관리'는 이번 드래프트의 가장 중요한 화두였으며, 안치홍의 키움 이적과 3개 구단의 전 라운드 패스 모두 샐러리캡과의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2차 드래프트가 어떻게 구단들의 샐러리캡 전략에 활용되었는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드러난 KBO 제도의 허점을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샐러리캡과 2차 드래프트의 상호작용 메커니즘

KBO 리그 구단들은 선수 연봉 총액이 설정된 샐러리캡 상한선을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며, 초과 시 강력한 페널티(벌금, 신인 지명권 박탈 등)가 부과됩니다. 2차 드래프트는 이 샐러리캡 운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1. 샐러리캡 '방출'의 수단으로 활용

샐러리캡 상한선에 근접한 구단(롯데, 한화 등)은 연봉이 높지만 팀 기여도가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베테랑 선수들을 보호 명단에서 제외했습니다.

 

이는 해당 선수가 타 팀으로 지명될 경우, **해당 선수의 연봉이 팀 샐러리캡에서 완전히 제외**되는 효과를 보기 위함입니다. 롯데가 안치홍이라는 거액의 FA 잔여 계약 선수를 포기하고 1라운드 보상금 4억 원을 받는 것을 선택한 것은, 샐러리캡 확보를 위한 가장 극단적인 전략이었습니다.

 

2. 샐러리캡 '지명 포기'의 원인이 되다

LG, 한화, NC 등 3개 구단이 지명을 포기한 가장 큰 원인 역시 샐러리캡 압박입니다. 선수를 지명하면 보상금 외에도 해당 선수의 연봉을 샐러리캡에 추가해야 합니다.

 

이미 여유가 없는 구단들은 굳이 검증되지 않은 외부 자원을 영입하여 샐러리캡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2차 드래프트가 '선수 재활용 및 기회 제공'이라는 본래 취지 대신, **'재정적으로 부담되는 행위'**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안치홍 사례로 드러난 KBO 샐러리캡 제도의 허점

안치홍 지명 사태는 현행 샐러리캡 제도의 맹점을 명확히 노출했습니다. 롯데는 안치홍을 보호 명단에서 제외하여 그의 잔여 고액 연봉을 팀 샐러리캡에서 덜어냈고, 키움은 4억 원의 보상금만 지불하고 검증된 즉시 전력감을 얻는 대신 그 잔여 계약을 떠안았습니다.

 

만약 샐러리캡 제도가 완벽하게 작동했다면, 구단들이 전략적인 재정 관리를 이유로 핵심 전력을 보호 명단에서 제외하는 일은 발생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야구계에서는 샐러리캡을 회피하기 위해 2차 드래프트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 **샐러리캡 보호 명단 제외 페널티:** 고액 연봉 선수를 보호 명단에서 제외할 경우, 해당 선수의 연봉 중 일정 비율을 다음 시즌 샐러리캡에 여전히 산입시키는 등의 '징벌적 규정'을 도입하여 샐러리캡 회피를 막아야 합니다.
• **보상금-연봉 연동 규정:** 샐러리캡 여유가 없는 구단들이 지명에 참여할 수 있도록, 2차 드래프트로 지명된 선수의 연봉은 일정 기간 샐러리캡에 산입하지 않는 인센티브를 고려해야 합니다.

2025 2차 드래프트는 샐러리캡이 KBO 리그 운영의 핵심 규정임을 재확인시켜 주었지만, 동시에 제도의 정교함이 부족하다는 숙제를 남겼습니다. 샐러리캡 제도의 허점을 보완하고, 2차 드래프트가 본래의 취지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KBO의 노력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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