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KBO 2차 드래프트는 **안치홍**의 이적을 필두로 베테랑 선수들의 대규모 이동과 정리가 이루어진 무대였습니다. 제도 본래의 취지인 '선수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전력 평준화를 꾀한다'는 명분 뒤에는, 구단들이 고액 연봉의 비주전급 베테랑 선수들을 정리하고 샐러리캡 여유 공간을 확보하려는 현실적인 목적이 숨어 있었습니다.
이번 드래프트는 베테랑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었지만, 동시에 냉혹한 프로의 세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베테랑 정리 리스트'처럼 기능했습니다.
냉혹한 시장 원리: 베테랑을 지명하는 이유와 포기하는 이유
베테랑 선수들의 지명은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지명하는 구단과 포기하는 구단의 전략이 극명하게 엇갈리기 때문입니다.
지명하는 구단의 논리: 즉시 전력감과 리더십 확보
키움 히어로즈가 안치홍을 지명한 것처럼,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지명된 베테랑 선수들은 대부분 **즉시 전력감**으로 분류됩니다. 이들은 풍부한 경험과 노련함을 갖추고 있어, 리빌딩 팀의 젊은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거나 뎁스가 부족한 팀의 약점을 단기적으로 보완해 줄 수 있습니다.
- 검증된 경기력: 부상이나 일시적인 부진에도 불구하고, 베테랑은 큰 경기 경험과 꾸준한 리그 경험을 갖추고 있어 갑작스러운 공백 발생 시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 클럽하우스 문화: 젊은 선수들 위주의 팀에 베테랑이 합류할 경우, 팀의 기강을 잡고 프로 의식을 심어주는 '클럽하우스 리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 보상금 투자 대비 효율: 베테랑 선수는 연봉이 높더라도, FA 시장에 나가는 것보다 보상금(2~4억 원)만 지불하고 영입할 수 있어, 단기 계약 형태에서는 비교적 효율적인 투자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포기하는 구단의 논리: 샐러리캡과 세대교체
롯데 자이언츠가 안치홍(고액 FA 잔여 계약), 나균안(비교적 높은 연봉) 등 여러 선수를 보호 명단에서 제외한 것은 베테랑 정리를 통한 **샐러리캡 관리**가 가장 큰 목표였습니다. 특히 샐러리캡 상한선에 근접한 구단들은 고액 연봉을 받으면서도 팀 기여도가 높지 않은 베테랑들을 보호 명단에서 제외함으로써, 팀의 재정적 숨통을 트이게 합니다.
또한, 구단들이 세대교체를 가속화하기 위해 베테랑 선수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2차 드래프트를 활용합니다. 이들을 보호 명단에서 제외함으로써 젊은 선수들에게 1군 기회를 집중시키고, 팀의 미래 비전을 명확히 하는 효과를 노리는 것입니다.
이번 드래프트에 나타난 베테랑들의 구체적인 이동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안치홍 외에도 여러 베테랑들이 새로운 소속팀을 찾았습니다. KIA 타이거즈로 이적한 **나균안**(롯데)은 비록 부진했지만 잠재력 있는 선발 자원으로 평가받으며 기회를 얻었고,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이건욱**(SSG) 역시 사이드암 베테랑으로서 삼성의 투수진 뎁스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러나 지명을 받지 못한 채 보호 명단에서 제외된 베테랑 선수들은 팀을 떠나야 하는 잔혹한 현실에 직면했습니다. 이들은 지명을 포기한 3개 구단(LG, NC, 한화)이 샐러리캡 문제 등으로 드래프트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이중고를 겪었습니다. 2차 드래프트가 '구원투수'가 되지 못하고, 오히려 '냉정한 방출 통보'와 유사한 결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제도의 재고: 베테랑들에게 공정한 기회인가?
KBO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베테랑 선수들이 선수 생활을 이어갈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샐러리캡 제도의 압박과 맞물려 구단들이 연봉 높은 선수를 정리하는 '방출 드래프트' 성격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제도 개선을 통해 베테랑 선수들에게 단순히 '정리 대상'이 아닌, **진정한 '재취업 및 재도약'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명 보상금 조정 및 샐러리캡 적용 완화 등의 논의가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