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 시각, TV 앞을 떠나지 못하고 계신가요?
밤 10시 5분에 시작된 여자 컬링 대한민국 vs 일본의 경기가
15일 밤 11시를 넘겨 16일 새벽으로 향하며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단순한 예선 한 경기가 아닙니다.
양 팀의 자존심과 4강 진출의 운명이 걸린 이 승부,
밤잠을 설치게 만드는 후반부 관전 포인트와 승부처를 분석합니다.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자정을 넘기는 승부, 후반부 체력과 집중력
컬링은 보통 2시간 30분에서 3시간 가까이 진행되는 장기전입니다.
10엔드까지 가는 긴 호흡 속에서 선수의 체력과 집중력 저하는 필연적입니다.
특히 오늘 경기는 밤늦게 시작되어 자정을 넘겨 끝나는 일정이라,
선수들의 바이오리듬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현재 11시가 넘은 시점이라면, 경기는 중반인 5엔드 하프타임을 지나
승부처인 6, 7엔드로 접어들고 있을 텐데요.
초반 탐색전이 끝난 후반부에는 빙질이 변하기 시작합니다.
얼음 표면의 페블(올록볼록한 돌기)이 깎이면서 스톤의 속도와 휘어지는 각도가 달라지는데,
이 변화를 누가 더 빨리 캐치하느냐가 오늘 밤 승패의 열쇠입니다.
김은지 vs 후지사와, 스킵들의 두뇌 싸움
오늘 경기의 백미는 단연 양 팀 주장(스킵)의 지략 대결입니다.
대한민국의 '팀 민지' 스킵 김은지 선수는
공격적인 성향으로 난국을 타개하는 '사이다 샷'이 일품입니다.
복잡한 가드 스톤들을 한 번에 치워버리는 런백이나 더블 테이크아웃은
새벽잠을 확 달아나게 할 만큼 통쾌함을 선사합니다.
반면 일본의 후지사와 사츠키 스킵은 정교함을 앞세웁니다.
무리한 공격보다는 스톤을 하우스 안에 차곡차곡 쌓아 상대의 실수를 유도하는 스타일이죠.
특히 후지사와 팀은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집중력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어,
우리 대표팀은 리드를 잡고 있더라도 마지막 스톤 하나까지 긴장을 늦춰선 안 됩니다.
승패를 가를 8, 9, 10엔드 전략
컬링의 진짜 승부는 8엔드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보통 짝수 엔드에 후공(마지막 샷 권리)을 잡는 것이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10엔드에 후공을 가져가기 위해 9엔드를 일부러 0-0(블랭크 엔드)으로 만드는 전략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만약 점수 차가 2점 이내라면,
마지막 10엔드는 숨 막히는 수 싸움이 펼쳐질 것입니다.
우리 대표팀이 후공이라면 최대한 하우스 중앙을 비워두는 '클린 작전'을,
선공이라면 하우스 앞을 가드 스톤으로 꽉 채우는 '센터 가드 작전'을 펼칠 것입니다.
이 치열한 두뇌 싸움을 지켜보는 것이야말로 심야 컬링의 묘미입니다.
4강으로 가는 경우의 수
이번 한일전은 예선 순위 싸움의 분수령입니다.
오늘 승리한다면 대한민국은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7부 능선을 넘게 됩니다.
반면 패배할 경우, 남은 강호들과의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되죠.
내일 새벽 1시경, 승리의 환호성과 함께 기분 좋게 잠자리에 들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영미!"를 잇는 "은지야!"의 외침이 밀라노에 울려 퍼지길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