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부가 함께 노후를 보내다 보면 언젠가 한 사람은 먼저 떠나게 됩니다. 남겨진 배우자에게 국민연금의 '유족연금'은 생계를 유지하는 최후의 보루와도 같습니다. 하지만 막상 닥쳐서 알아보면 "왜 이것밖에 안 나오지?" 혹은 "왜 둘 다 안 주지?"라며 당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부 모두 국민연금에 가입된 '부부 가입자'가 600만 쌍을 넘어선 지금, 유족연금의 지급 기준과 그 유명한 '중복급여 조정'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어야 노후 리스크를 대비할 수 있습니다.
누가,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지급률의 비밀
유족연금은 국민연금 가입자나 수급권자가 사망했을 때, 그 사람에 의해 생계를 유지하던 유족에게 지급되는 연금입니다. 1순위는 당연히 배우자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망한 배우자가 받던 돈을 그대로 다 받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가입 기간에 따라 지급률이 달라집니다.
- 가입 기간 10년 미만: 기본연금액의 40%
- 가입 기간 10년~20년 미만: 기본연금액의 50%
- 가입 기간 20년 이상: 기본연금액의 60%
즉, 남편이 월 100만 원을 받다가 사망했고 가입 기간이 20년 이상이었다면, 아내는 그 60%인 60만 원을 받게 됩니다. 전액이 승계되지 않는다는 점을 반드시 자금 계획에 반영해야 합니다.
내 연금과 유족연금, 둘 다 받을 수 없다?
많은 분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구간이 바로 여기입니다. 맞벌이 부부라서 아내도 본인의 노령연금을 받고 있고, 남편도 받고 있다가 남편이 사망한 경우입니다. 상식적으로는 "내가 낸 내 연금도 받고, 남편이 낸 유족연금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국민연금에는 '중복급여 조정'이라는 규칙이 있어 두 가지를 온전히 다 받을 수 없습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 유족연금을 선택: 본인의 노령연금을 포기하고 유족연금만 받습니다. (유족연금액이 월등히 클 때 유리)
- 본인 연금을 선택: 본인의 노령연금 전액 + 유족연금액의 30%를 받습니다.
결국 국가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생계 보장"이 목적이기 때문에 이중 수혜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부부 합산 수령액을 계산할 때 단순히 '남편 연금 + 아내 연금'으로 계산하면 오류가 발생합니다.
재혼하면 유족연금은 사라질까
배우자가 사망하여 유족연금을 받던 중, 새로운 인연을 만나 재혼을 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네, 유족연금 수급권은 소멸합니다. 법적으로 새로운 배우자에게 부양 의무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단, 만 25세 미만의 자녀가 유족연금을 받고 있었다면 만 25세가 되는 순간 지급이 중단됩니다(장애가 있는 경우 제외). 이처럼 유족연금은 수급권자의 신분 변동(재혼, 입양 등)에 따라 자격이 상실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부부 가입자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전략
중복 지급이 안 된다고 해서 아내나 남편 중 한 명만 가입하는 것이 좋을까요?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 가입'이 유리하다고 말합니다. 두 사람이 함께 살아있는 기간(보통 20~30년) 동안 받는 맞벌이 연금액이, 사망 후 손해 보는 금액보다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유족연금은 '남겨진 자를 위한 보험'입니다. 내가 떠난 후 배우자가 경제적 빈곤에 빠지지 않도록, 가입 기간을 20년 이상으로 늘려 지급률을 60%까지 확보해 두는 것이 가장 확실한 사랑의 표현일지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