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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면 각자 다 받는데, 같이 산다고 깎는 게 말이 됩니까?"
기초연금 상담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 불만 중 하나가 바로 '부부 감액' 제도입니다. 부부가 모두 기초연금 수급 자격을 갖출 경우, 각각의 연금액에서 20%를 삭감하여 지급하는 이 규정은 수년째 노인 복지의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특히 2026년부터 기초연금이 40만 원으로 오르면 감액되는 액수도 덩달아 커지게 되어 어르신들의 원성이 더욱 높아질 전망입니다. 오늘은 2026년을 맞아 이 부부 감액 제도가 어떻게 적용되며, 폐지 가능성은 있는지 심층 분석해 드립니다.
부부가 같이 받으면 20% 삭감?
부부 감액 제도의 논리는 단순합니다. '규모의 경제'를 적용하겠다는 것입니다. 부부가 함께 살면 주거비, 난방비, 식비 등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으니, 단독가구에 비해 적은 금액으로도 생활이 가능하다는 계산입니다. 현재 법령에 따르면 부부 모두가 수급자일 경우, 각각 산정된 기초연금액의 20%를 감액합니다.
예를 들어 2025년 기준 33만 원을 받아야 할 부부가 있다면, 각각 6만 6천 원씩 깎여 실제로는 26만 4천 원씩만 받게 됩니다. 부부 합산으로 치면 월 13만 원이 넘는 돈이 사라지는 셈입니다.
이 제도는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되었지만, 노년기 부부의 독립적인 경제권을 침해하고 실질적인 빈곤 해소에 걸림돌이 된다는 비판을 끊임없이 받아왔습니다.
40만원 인상 시 감액 규모의 변화
문제는 2026년부터 기초연금 기준액이 40만 원으로 인상(소득 하위 50% 대상)되면서 발생합니다. 기준 금액이 커지면 20%라는 비율에 따른 삭감 액수도 커지기 때문입니다.
[2026년 부부 감액 시뮬레이션]
- 대상: 소득 하위 50% 부부 수급자
- 원래 받을 금액: 남편 40만원 + 아내 40만원 = 80만원
- 부부 감액 적용(20%): 남편 -8만원, 아내 -8만원
- 최종 수령액: 남편 32만원 + 아내 32만원 = 64만원
- 사라지는 돈: 월 16만원 (연간 192만원)
보시다시피 부부라는 이유만으로 연간 약 200만 원 가까운 돈을 덜 받게 됩니다. 이는 결코 적은 돈이 아닙니다. 기초연금이 오를수록 '부부 패널티'도 강력해지는 구조적인 모순이 2026년에는 더욱 도드라지게 나타날 것입니다.
위장 이혼까지 부르는 감액 제도의 폐해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차라리 서류상 이혼을 하는 게 낫겠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실제로 이를 '황혼 이혼'이 아닌 '연금 이혼'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위장 이혼을 통해 세대를 분리하면 각각 단독가구로 인정받아 감액 없이 전액을 수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는 부정수급에 해당할 수 있고 가족 관계를 해체하는 부작용이 있지만, 제도 자체가 노인들에게 이러한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사별한 노인이 재혼을 꺼리게 만드는 주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합니다.
재혼 신고를 하는 순간 연금이 깎이기 때문에, 사실혼 관계만 유지하는 '동거 노인'이 늘어나는 현상도 이 부부 감액 제도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2026년 폐지 논의, 어디까지 왔나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부부 감액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바 있습니다. 2024년 총선 전후로 활발히 논의되었으나, 막대한 재정 부담이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부부 감액을 폐지할 경우 연간 수조 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2025년 말 현재, 정부와 국회는 '완전 폐지'보다는 '감액 비율 완화' 쪽으로 가닥을 잡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20%인 감액률을 10%로 낮추거나, 특정 소득 이하의 빈곤 부부에게만 감액을 면제해 주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26년 1월 당장 시행되기에는 법 개정 절차와 예산 확보 문제가 남아 있어, 낙관하기엔 이릅니다. 2026년 상반기 국회 논의 과정을 지켜봐야 정확한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부부가구의 현실적인 수급 전략
제도가 바뀌기 전까지는 현행법에 맞춰 전략을 짜야 합니다. 부부 중 한 분만 기초연금을 받는 경우에는 부부 감액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한 분의 소득인정액이 높아 탈락 위기라면, 차라리 한 분이라도 전액(40만 원 또는 물가연동액)을 확실히 챙기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부부가구의 선정기준액(2026년 예상 약 370~390만 원)은 단독가구보다 훨씬 높게 설정되어 있으므로, 부부 감액을 감수하더라도 두 분 모두 수급 자격을 유지하는 것이 가계 소득 총량 면에서는 무조건 유리합니다.
"깎이는 게 억울해서 안 받겠다"는 생각보다는, 2026년에 달라질 수 있는 감액 완화 소식에 귀를 기울이며 수급 자격을 유지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