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장 고수들의 김치를 먹어보면 "조미료도 안 넣었다는데 왜 이렇게 입에 착착 감기지?" 하고 놀랄 때가 있습니다. 그 비밀은 바로 '물'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냥 맹물로 찹쌀풀을 쑤는 것과, 온갖 좋은 재료를 넣고 푹 우려낸 '특급 육수'를 사용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양념의 베이스가 되는 육수만 잘 만들어도 김치 맛의 절반은 성공한 셈이죠.
4060 주부님들의 김치 품격을 한 단계 높여줄 배추 10포기 양념 전용 육수 비법을 소개합니다.
육수의 핵심 3인방: 황태, 다시마, 표고버섯
감칠맛에는 종류가 있습니다. 멸치의 구수함도 좋지만, 김장 육수에는 깊고 깔끔한 맛을 내는 '황태'가 필수입니다.
재료 준비 (물 3~4리터 기준):
1. 황태(북어) 머리 3~4개: 국물 맛의 중심을 잡아줍니다. 아가미 쪽 지저분한 것은 떼어내고 흐르는 물에 씻어 넣으세요.
2. 다시마: 사방 10cm 크기 5장. 글루탐산이 풍부해 천연 조미료 역할을 합니다.
3. 말린 표고버섯 한 줌: 감칠맛의 끝판왕입니다. 기둥까지 다 넣어주세요.
4. 국물용 멸치 한 줌 & 디포리 5~6마리: 내장을 제거하고 볶아서 비린내를 날린 뒤 넣으면 더욱 좋습니다.
5. 채소류: 무 1/3개, 양파 껍질째 2개, 대파 뿌리 10개, 말린 고추씨 반 컵(칼칼함과 방부 효과).
육수 제대로 끓이는 법 (타이밍이 중요!)
재료를 다 때려 넣고 무조건 오래 끓인다고 좋은 육수가 아닙니다. 재료마다 맛이 우러나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1. 찬물에 준비한 재료를 모두 넣고 센 불로 끓입니다.
2. 물이 팔팔 끓기 시작하면 10분 뒤에 다시마는 먼저 건져냅니다. 다시마를 오래 끓이면 진액이 나와 국물이 끈적하고 텁텁해지며 쓴맛이 날 수 있습니다.
3. 다시마를 건진 후 중약불로 줄여 40분~1시간 정도 뭉근하게 더 끓입니다. 국물 양이 처음의 2/3 정도로 줄어들고 노랗고 진한 색이 나올 때까지 충분히 우려내세요.
4. 불을 끄고 건더기를 체에 걸러 맑은 육수만 받아낸 뒤, 완전히 차갑게 식힙니다.
육수 활용 200% 꿀팁
이렇게 정성껏 만든 육수는 배추 10포기 양념을 만들 때 두 가지 용도로 쓰입니다.
첫째, 찹쌀풀 쑤기: 맹물 대신 이 육수에 찹쌀가루를 풀어 풀을 쑤어보세요. 풀국 자체만 찍어 먹어도 맛있을 정도입니다. 구수함이 배가되어 김치의 깊은 맛을 책임집니다.
둘째, 고춧가루 개기 & 농도 조절: 믹서기에 마늘, 생강, 배 등을 갈 때 이 육수를 넣어 갈아주면 훨씬 잘 갈리고 맛도 어우러집니다. 양념이 너무 되직할 때도 맹물이나 액젓 대신 육수를 추가해 농도를 맞추면 짜지 않고 감칠맛은 유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양파 껍질'과 '대파 뿌리'는 절대 버리지 말고 육수에 넣으세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김치의 잡내를 없애고 시원한 맛을 내는 일등 공신입니다.
"김치는 정성"이라는 말, 바로 이 육수 끓이는 과정에서 나옵니다. 올겨울 김장에는 귀찮더라도 육수 한 솥 진하게 끓여보세요. 가족들이 국물 한 방울까지 싹싹 비우는 인생 김치를 만나게 되실 겁니다.








